평택 A여중, ‘부모 직업’ 등 과도한 가정환경 조사로 물의
평택 A여중, ‘부모 직업’ 등 과도한 가정환경 조사로 물의
by 평택안성교차로 2020.06.07
가정 형편 및 부모 이혼 여부 등 묻는 조사서 학생들에게 배부
학부모들 “교사 자질 의심스러워…학생 인권 전혀 고려 안 해”
학부모들 “교사 자질 의심스러워…학생 인권 전혀 고려 안 해”
▲평택 A여중이 학생들에게 배포한 ‘학생기초자료 조사서’에 학생의 가정 형편과 부모 직업, 이혼 여부 등을 묻는 항목이 포함됐다. <독자 제공>
평택의 한 여자중학교가 부모의 직업과 가정 형편, 이혼 여부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묻는 조사서를 학생들의 가정으로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5일 평택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A여자중학교 2학년 10개 반 중 4개 반 교사들이 자신의 반 학생에게 가정의 경제 형편과 부모의 직업, 부모의 이혼 및 별거 여부 등을 묻는 ‘학생기초자료 조사서’를 배부했다.
문제가 된 ‘저를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조사서에는 ‘지금 저희 집의 경제적 형편은 어렵습니다’는 항목에서 ‘기초생활 대상자인지, 부모가 이혼이나 별거를 했는지, 퇴직’ 등을 묻는 문항이 포함돼 있다.
또 ‘부모님을 소개합니다’ 항목에는 부모의 ‘직업’을 적는 칸이 있고, ‘부모님이 안 계시는 경우 안 계심, 돌아가심, 이혼 등으로 써 달라’는 설명도 붙어 있다.
평택교육지원청의 조사 결과 2학년 10개 반 중 4개 반에서 이와 비슷한 조사서를 학생들에게 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6개 반은 학교에서 사용하는 공통된 양식의 간략한 조사서를 이용해 물의 없이 학생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평택교육청 관계자는 “새로 부임한 담임교사가 학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전에 가지고 있던 문서를 프린트해 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학교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며 해당 교사가 이 같은 조사를 하자 다른 교사들도 문서를 전달받아 배포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와 시민들은 교사의 자질이 심히 의심스럽다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부모 B씨는 “교사가 학생의 가정조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조사서의 일부 문항은 학생들의 인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혹여 이번 일로 상처받은 학생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시민 C씨 역시 “교사들이 조금만 더 세심하게 생각했으면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더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A여중 관계자는 “조사서를 배부한 4개 반 담임교사들은 4일 종례 시간에 학생들에게 사과했으며 학부모들에게는 사과문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면서 “문제가 된 조사서는 전부 폐기해 달라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교사들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교장 명의의 행정처분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정화 기자laputa007@naver.com
평택의 한 여자중학교가 부모의 직업과 가정 형편, 이혼 여부 등 민감한 개인 정보를 묻는 조사서를 학생들의 가정으로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5일 평택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A여자중학교 2학년 10개 반 중 4개 반 교사들이 자신의 반 학생에게 가정의 경제 형편과 부모의 직업, 부모의 이혼 및 별거 여부 등을 묻는 ‘학생기초자료 조사서’를 배부했다.
문제가 된 ‘저를 소개합니다’라는 제목의 조사서에는 ‘지금 저희 집의 경제적 형편은 어렵습니다’는 항목에서 ‘기초생활 대상자인지, 부모가 이혼이나 별거를 했는지, 퇴직’ 등을 묻는 문항이 포함돼 있다.
또 ‘부모님을 소개합니다’ 항목에는 부모의 ‘직업’을 적는 칸이 있고, ‘부모님이 안 계시는 경우 안 계심, 돌아가심, 이혼 등으로 써 달라’는 설명도 붙어 있다.
평택교육지원청의 조사 결과 2학년 10개 반 중 4개 반에서 이와 비슷한 조사서를 학생들에게 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6개 반은 학교에서 사용하는 공통된 양식의 간략한 조사서를 이용해 물의 없이 학생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평택교육청 관계자는 “새로 부임한 담임교사가 학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전에 가지고 있던 문서를 프린트해 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학교 차원에서 전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아니며 해당 교사가 이 같은 조사를 하자 다른 교사들도 문서를 전달받아 배포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와 시민들은 교사의 자질이 심히 의심스럽다면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부모 B씨는 “교사가 학생의 가정조사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번 조사서의 일부 문항은 학생들의 인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혹여 이번 일로 상처받은 학생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시민 C씨 역시 “교사들이 조금만 더 세심하게 생각했으면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더는 학교에서 학생들의 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A여중 관계자는 “조사서를 배부한 4개 반 담임교사들은 4일 종례 시간에 학생들에게 사과했으며 학부모들에게는 사과문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면서 “문제가 된 조사서는 전부 폐기해 달라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교사들로부터 경위서를 받고 교장 명의의 행정처분을 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정화 기자laputa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