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시가 용인 반도체산업단지(이하 반도체산단) 조성과 관련해 환경영향평가(초안)에 대한 종합적인 의견서를 지난 20일 용인시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21일 시에 따르면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원에 조성될 반도체산단은 면적 448만4075㎡에 SK하이닉스가 120조원를 투자하여 건설하며 지난해 6월 경기도산업단지 지정 계획이 고시되며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이곳 산단에서 나오는 오폐수에 있다. 안성시의 일일 하수처리량이 약 6만3148㎥인데 비해 반도체산단의 오폐수 일일 방류량은 37만1725㎥로 약 6배 수준이다. 더 심각한 것은 반도체 제조공정상 발생하는 각종 유해물질로 어렵게 일궈온 고삼 친환경 농업뿐 아니라 2975ha에 이르는 일대 농경지에서 터전을 일구며 살아가는 농민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40년간 도시발전의 발목을 잡아온 평택 유천취수장 규제 해소의 실마리를 조심스럽게 풀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반도체산단의 오폐수가 안성으로 방류되면 규제해소의 전제조건인 수질개선과 멀어져 오랜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안성시는 정책기획담당관, 환경과 등 오폐수 방출 관련 총 9개 부서별 내용을 검토한 결과와 주민 의견 제출서 276건, 7270명이 서명한 탄원서 등 종합적인 의견서를 용인시청 제출했다.

앞서 안성시는 지난해 12월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에 안성시를 포함해달라고 경기도와 용인시, 한강유역환경청에 건의했고 한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6일 용인시가 제출한 반도체산단 환경영향평가서(본안)에 대해 오폐수 처리와 안성시 의견수렴 절차 생략 등을 이유로 반려했다.

이러한 가운데 안성시의회가 지난 10일 불가 방침 선언서를 발표하고 12일에는 범시민안성시반대대책위가 구성되는 등 안성시와 시민의 반대 목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봉재 고삼면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아름다운 고삼호수가 망가지는 것은 순식간이 될 것”이라며 “지척에 두창 저수지를 두고 구태여 안성에 오폐수를 방류하려는 발상 자체가 안성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시 관계자는 “환경문제는 수익자 부담 원칙에 의거해 용인에서 사용한 물은 용인에서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와 SK하이닉스는 한천으로 우회할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한천과 고삼호수, 안성천은 모두 연결되어 있어 획기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안성시의 반대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정정화 기자laputa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