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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점령한 비둘기…주민들 고통 호소

베란다 점령한 비둘기…주민들 고통 호소

by 운영자 2019.07.05

비둘기 소음·배설물로 민원 잇따라…퇴치망 및 새시 설치 등 주민들 자구책 마련
지자체 차원 뾰족한 방법 없어…市 “비둘기 먹이 되는 쓰레기 관리 등 대책 강구”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가 도심 속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최근 도심 아파트 실외기나 베란다 틈에 둥지를 튼 비둘기의 소음과 배설물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 차원의 마땅한 대책이 없어 피해 주민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거나 전문 업체를 동원해 퇴치에 나서고 있다.

비둘기는 서식지의 안전성과 도시화에 따른 주변 식수 부족으로 아파트 베란다 등 주택 외부에 서식지를 만들고 있다. 높은 곳을 선호하는 비둘기의 특성과 바깥에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이점도 아파트 베란다 실외기 틈이 주요 서식 장소가 되는 이유다.

비둘기는 주로 실외기실에 둥지를 틀거나 베란다 철제난간에 앉아 배설한다. 비둘기 배설물은 악취를 풍겨 한여름에도 문을 열지 못한다. 특히 주민들은 비둘기 배설물이 질병을 옮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비둘기는 번식력도 좋아 개체 수가 빠르게 증가한다. 야생에서는 연 1~2회 산란에 그치지만 먹이 등을 쉽게 얻을 수 있는 도심에서는 연 7~8회 산란한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비둘기를 퇴치하고자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비둘기가 난간에 앉지 못하도록 케이블 타이를 촘촘하게 묶거나 은박 반사판을 붙여놓는다. 아예 접근하지 못하게 베란다 전체를 퇴치망이나 새시로 설치하는 주민들도 있다. 비둘기 퇴치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둘기로 인한 피해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비전2동 A아파트에 사는 주민 박모(43) 씨는 “비둘기가 처음 베란다로 날아 들어왔을 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비둘기 울음소리와 배설물 악취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최근에는 베란다에 그물망을 설치해 비둘기 접근을 원천봉쇄 했다”고 씁쓸해했다.

시 환경정책과 관계자는 “주택 내 비둘기 서식에 따른 피해는 개별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해나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비둘기 모이 주기 금지, 행사용 비둘기 방사 금지 등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며 “평택시도 잡식성이 비둘기 습성을 파악해 도심 내 먹이가 되는 쓰레기 등을 시민과 함께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평택·안성교차로 정정화 기자 laputa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