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세상 학술연구 부문]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
[민세상 학술연구 부문]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
by 마이빌평택 2017.12.01
◇약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 / 이화여대 한국문화원장 / 이화여대 대학원장 / 방송위원회심의위원장 / 이화여대 이화학술원장 / 이화여대 석좌교수(현) /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현) / 저서 : <한국의 민족주의>, <한국 현대정치사 시설>, <한국정치의 역사적 기원>, <한국정치와 환상의 늪>, <민족주의의 황혼>, <권력과 지식인> 등
◆민세상을 수상하게 된 소감은.
평소 존경하는 민세상을 받게 된 것을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다만 분에 넘치는 상이라서 이런 면에서는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20세기 지성 사회에서 갖는 안재홍 선생의 의의는 무엇인가.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아홉 번의 옥고를 치르는 등 최일선에서 몸으로 일제와 싸우셨다. 민족을 살리는 일은 국민 계몽이 있고 연대가 있고 미래 지향 등을 종합화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선생은 당시 이론가로서는 제일 낙관성이 있었고 또한 지조가 강하셨다. 또 우리 사상 등을 참 많이 아셨다. 그것을 다시 재해석하려는 것을 우리는 높게 볼 수밖에 없다.
선생은 또 이념적으로 좌와 우를 넘어섰다. 좌와 우 모두 민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이때 민족을 우리만이 아닌 세계 속에서 함께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생의 사상을 현실에서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이다.
◆평택은 다문화적인 요소가 강한 도시다. 평택 사회가 어떤 식으로 안재홍 선생의 열린 민족주의를 재해석하고 지향해야 하나.
우리는 민족 제일주의를 생각하는데 민세 선생의 민족주의와는 관계가 없다. 선생은 ‘세계 속에서 함께 한다’는 열린 마음이셨다. 또 하나는 우리 민족이 살기 위해서는 남이 죽어야 한다는 경쟁의지가 아니라 함께 산다는 것이다. 선생의 민족은 문화적인 취향, 가치, 생활, 태도, 미래지향적인 게 강하다. 어떤 면에서는 현재하고 맞아떨어지는 요소가 있다. 세계 속에서의 시민의식, 국가와 시민의식, 세계주의를 어떻게 합쳐야 할 것인가, 그런 입장에서 선생의 가르침은 크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났다. 앞으로 민주주의의 중요한 과제는.
나이를 먹게 되니 존경하는 인물을 찾게 된다. 최근 외국 사람 중에서 찾은 인물은 로마의 정치가 ‘카토’와 ‘킨키나투스’이다. 이분들은 무엇이 민주주인가를 보여줬다. 사는 모습이 한없이 겸손하고 겸양했다. 그냥 보통사람의 수준이다.
민주주의에서는 정치로 먹고살고 대대로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함께 살고 화합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경제·사회·문화적으로 평등이 전제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힘들어진다. 민주주의에서는 약자가 한이 맺히거나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
복지정책이나 사회보장, 연대 등 현재 민주주의는 제도적으로 상당히 발전했다. 다만 지도자를 올바르게 뽑아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이 민주주의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는 주장만 하는 게 아니라 의무도 따른다. 요구하는 만큼 내놔야 한다.
미래 민주주의는 두 갈래의 갈림길에 섰다. 하나는 의무보다 요구가 강해질 때 올 수 있는 요소, 또 하나는 국민이 함께 연대로 희생했을 때 일어나는 요소 등 분기점에 와 있다. 어느 쪽으로 갈리느냐에 따라 민주주의는 달라진다. 향후 10년이 민주주의에 있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정치학자로서 평생을 제도권에 참여하지 않고 학문적 연구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치를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는 내가 왜 정치가가 되어야 하는 자기 이론이 있어야 한다. 내가 정치를 함으로써 나라·국민·사회를 바꿀 수 있는 지향 가치나 정책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자신의 삶이 바탕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정치를 통해 살아가면 안 된다. 생활 조건 자체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 부자만 정치해야 된다는 말은 아니고 가난해도 그 삶에 만족하고 살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연대하는 것이다. 누구나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나만 옳지 않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남하고 같이 협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
◆평소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신다. 최근 ‘적폐청산’을 놓고 여야, 시민사회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체가 그 나름의 적폐일 수 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허물이다. 적폐청산이 중요하긴 하다. 안 좋은 것은 다 드러내야 하지만 함께하다는 생각에서 드러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내가 상대방을 어떻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새롭게 시작한다는 입장에서 적폐청산이 돼야 한다. 제도적으로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적폐청산 하는 과정에서 아픔을 갖고 해야 한다. 이런 점들이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정치적 권력에서 적폐청산 과정은 필요하다 권력을 집권하면 체제를 강화시키고 전 체제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있어야 한다. 다만 국민 여론 위에 더 좋은 것을 찾기 위한 적폐청산이 되어야 한다.
마이빌평택 정정화 기자 laputa007@naver.com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 이화여대 정외과 교수 / 이화여대 한국문화원장 / 이화여대 대학원장 / 방송위원회심의위원장 / 이화여대 이화학술원장 / 이화여대 석좌교수(현) /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현) / 저서 : <한국의 민족주의>, <한국 현대정치사 시설>, <한국정치의 역사적 기원>, <한국정치와 환상의 늪>, <민족주의의 황혼>, <권력과 지식인> 등
◆민세상을 수상하게 된 소감은.
평소 존경하는 민세상을 받게 된 것을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다만 분에 넘치는 상이라서 이런 면에서는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20세기 지성 사회에서 갖는 안재홍 선생의 의의는 무엇인가.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아홉 번의 옥고를 치르는 등 최일선에서 몸으로 일제와 싸우셨다. 민족을 살리는 일은 국민 계몽이 있고 연대가 있고 미래 지향 등을 종합화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선생은 당시 이론가로서는 제일 낙관성이 있었고 또한 지조가 강하셨다. 또 우리 사상 등을 참 많이 아셨다. 그것을 다시 재해석하려는 것을 우리는 높게 볼 수밖에 없다.
선생은 또 이념적으로 좌와 우를 넘어섰다. 좌와 우 모두 민족을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이때 민족을 우리만이 아닌 세계 속에서 함께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생의 사상을 현실에서 받아들이는 게 좋을 것이다.
◆평택은 다문화적인 요소가 강한 도시다. 평택 사회가 어떤 식으로 안재홍 선생의 열린 민족주의를 재해석하고 지향해야 하나.
우리는 민족 제일주의를 생각하는데 민세 선생의 민족주의와는 관계가 없다. 선생은 ‘세계 속에서 함께 한다’는 열린 마음이셨다. 또 하나는 우리 민족이 살기 위해서는 남이 죽어야 한다는 경쟁의지가 아니라 함께 산다는 것이다. 선생의 민족은 문화적인 취향, 가치, 생활, 태도, 미래지향적인 게 강하다. 어떤 면에서는 현재하고 맞아떨어지는 요소가 있다. 세계 속에서의 시민의식, 국가와 시민의식, 세계주의를 어떻게 합쳐야 할 것인가, 그런 입장에서 선생의 가르침은 크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났다. 앞으로 민주주의의 중요한 과제는.
나이를 먹게 되니 존경하는 인물을 찾게 된다. 최근 외국 사람 중에서 찾은 인물은 로마의 정치가 ‘카토’와 ‘킨키나투스’이다. 이분들은 무엇이 민주주인가를 보여줬다. 사는 모습이 한없이 겸손하고 겸양했다. 그냥 보통사람의 수준이다.
민주주의에서는 정치로 먹고살고 대대로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는 함께 살고 화합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경제·사회·문화적으로 평등이 전제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힘들어진다. 민주주의에서는 약자가 한이 맺히거나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면 안 된다.
복지정책이나 사회보장, 연대 등 현재 민주주의는 제도적으로 상당히 발전했다. 다만 지도자를 올바르게 뽑아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이 민주주의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민주주의에서는 주장만 하는 게 아니라 의무도 따른다. 요구하는 만큼 내놔야 한다.
미래 민주주의는 두 갈래의 갈림길에 섰다. 하나는 의무보다 요구가 강해질 때 올 수 있는 요소, 또 하나는 국민이 함께 연대로 희생했을 때 일어나는 요소 등 분기점에 와 있다. 어느 쪽으로 갈리느냐에 따라 민주주의는 달라진다. 향후 10년이 민주주의에 있어 중요한 시점이 될 것이다.
◆정치학자로서 평생을 제도권에 참여하지 않고 학문적 연구를 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정치를 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첫째는 내가 왜 정치가가 되어야 하는 자기 이론이 있어야 한다. 내가 정치를 함으로써 나라·국민·사회를 바꿀 수 있는 지향 가치나 정책이 있어야 한다.
둘째는 자신의 삶이 바탕이 될 수 있어야 한다. 정치를 통해 살아가면 안 된다. 생활 조건 자체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 부자만 정치해야 된다는 말은 아니고 가난해도 그 삶에 만족하고 살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연대하는 것이다. 누구나 함께 손을 잡아야 한다. 나만 옳지 않고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남하고 같이 협력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한다.
◆평소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신다. 최근 ‘적폐청산’을 놓고 여야, 시민사회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자체가 그 나름의 적폐일 수 있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허물이다. 적폐청산이 중요하긴 하다. 안 좋은 것은 다 드러내야 하지만 함께하다는 생각에서 드러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내가 상대방을 어떻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새롭게 시작한다는 입장에서 적폐청산이 돼야 한다. 제도적으로도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 적폐청산 하는 과정에서 아픔을 갖고 해야 한다. 이런 점들이 좀 더 필요하지 않나 싶다.
정치적 권력에서 적폐청산 과정은 필요하다 권력을 집권하면 체제를 강화시키고 전 체제에 대한 적절한 조치도 있어야 한다. 다만 국민 여론 위에 더 좋은 것을 찾기 위한 적폐청산이 되어야 한다.
마이빌평택 정정화 기자 laputa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