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태권도로 제2의 인생을 산다’

‘태권도로 제2의 인생을 산다’

by 운영자 2019.10.16

평택시 라온 실버태권도단, 2013년 3월 창단…연령대 70~80대
지난달 도의회의장기대회 실버부에서 준우승…태권도 열정 넘쳐
윤준호(뒷줄 맨 왼쪽) 단장, 김도연(뒷줄 왼쪽 두 번째) 사범이 라온 실버태권도단 어르신들과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얍, 이얍.” 어르신이 우렁찬 구호를 외치며 품새 연습에 한창이다. 목소리에서 에너지와 열정이 넘친다. 이들은 ‘평택시 라온 실버태권도단(단장 윤준호, 이하 라온 실버태권도단 )’ 단원들.

라온 실버태권도단은 명칭 그대로 어르신들로만 구성된 태권도팀이다. 라온 실버태권도단은 윤준호(52) 단장이 창단을 추진했다. 윤 단장은 지난 2009년까지 태권도장을 운영하다가 외교통상부 산하 기관의 국제교류담당자로 근무하던 중 실버태권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2012년 직장 관계로 평택으로 이사 오면서 본격적으로 라온 실버태권도단 창단에 힘을 쏟았다.

“당시 한중문화교류 행사를 함께 추진하던 오명근 시의원(현재 도의원)님께 평택시를 대표하는 실버태권도팀 창단을 건의했었죠. 오 의원(태권도 공인 5단, 경호무술 8단)께서도 예전에 평택시태권도시범단을 창설한 경험이 있으시고 태권도에 큰 애정을 갖고 계셔서 흔쾌히 도움을 주셨어요.”

라온 실버태권도단은 지난 2013년 3월 창단과 함께 팽성노인복지관에서 첫 수업을 시작했다.‘라온’은 ‘즐거운’이란 말로 순수 우리말로, 매일매일 즐거운 태권도를 하자는 의미가 담겼다.

윤 단장은 첫 수업 이후 어르신들의 반응이 뜨겁자, 살짝 욕심이 났다.

“처음에는 편한 마음으로 재능기부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었죠. 하지만 많은 어르신께서 관심을 갖고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고 이 분들을 전문적으로 훈련시키고 더 나아가 어르신들의 건강전도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해서 2014년 7월엔 남부노인복지관(25명), 2016년 10월 서부노인복지관(25명), 올해 3월 북부노인복지관(20명)에서 차례로 라온 실버태권도단 태권도 수업이 개강됐다.

윤 단장은 현재 서부노인복지관(매주 목)과 북부노인복지관(매주 월) 수업을 맡고 있다. 서부노인복지관의 경우 평택시 평생학습센터에 동아리로 등록돼 기존 목요일 외에 매주 월요일 안중제일신협 지하 대강당에서 수업을 한 차례 더 한다.

“솔직히 일주일에 한 차례 수업으로는 운동량이 부족하고 실력 향상도 더디죠. 그렇다고 노인복지관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요. 문제를 해결하려고 평생학습센터에 동아리로 등록해 월요일 오전에 한 차례 더 수업하고 있습니다. 장소는 안중제일신협(이사장 이상훈)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셔서 감사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온 실버태권도단 단원의 연령대는 70~80대이다. 가장 나이가 많은 단원은 무려 88세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하나같이 태권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 덩달아 실력도 일취월장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서부노인복지관 단원 16명이 국기원 승단 심사를 통과했다. 지난 9월 의정부에서 열린 ‘2019 경기도의회의장기태권도’ 실버부종합경연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오는 11월에는 동두천에서 열리는 실버전용대회인 ‘두드림전국실버태권도한마당’에 출전해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라온 실버태권도단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는 창단 때부터 자원봉사를 한 윤 단장의 배우자인 김도연(49) 사범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김 사범은 현재 라온 실버태권도단 사범으로 활동한다.

김 사범은 “태권도는 전신운동으로, 어르신들의 하체 근력 및 유연성 강화에 좋고 동작을 기억해야 하므로 두뇌운동까지 자연스럽게 할 수 있어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며 “어르신들께서 태권도를 배우면서 자존감이 높아지고 성취감까지 느끼고 계서서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끝으로 “노인복지관이나 주민자치센터에서 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어르신들에게 태권도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오랜 시간 축적된 태권도 프로그램을 실버세대에 맞게 발전시켜 어르신들께서 건강한 사회활동을 하도록 동기를 부여 하고 실버태권도 시범단을 운영해 많은 어르신께 알리고 참여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서부 010-3930-4272, 북부 031-615-3915)

평택·안성교차로 정정화 기자 laputa007@naver.com
라온 실버태권도단 단원들이 태권도 손기술인 제비품 목치기 자세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