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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하되 건강엔 최고인 ‘보리’

흔하되 건강엔 최고인 ‘보리’

by 마이빌평택 2018.05.15

[음식이야기]
봄철에 나물과 보리밥은 입맛을 돋우는 최고의 단짝이다. 열무김치나 각종 나물에 고추장 한 숟갈을 넣고 비벼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보리는 늦가을 파종해 초여름쯤 수확한다. 보리가 누렇게 익기 전인 5월에는 여러 지역에서 청보리밭 축제가 열려 사람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기도 한다.

건강식으로 먹는 보리
1965년까지만 해도 보리는 벼 재배면적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1980년대 이후 국민소득의 증가로 점차 소비량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재배면적과 생산량도 격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을 위한 혼식이나 별미로 즐겨 찾는다.

보리는 크게 겉보리와 쌀보리로 나눌 수 있다. 껍질이 분리되지 않는 것이 겉보리, 껍질이 분리되는 것을 쌀보리라고 한다. 여기서 다시 찰기가 많은 보리는 찰보리, 적은 보리는 메보리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찰보리 계통이 재배면적의 70~80%를 차지한다.

섬유질 풍부해 변비에 좋아
보리와 쌀을 섞어 밥을 지으면 맛과 향이 구수하고 섬유질이 풍부해 배변 활동이 활발해진다. 보리에는 섬유소가 쌀의 10배나 들어 있다. 또한 포만감을 주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좋다.

보리밥은 배부르게 먹어도 돌아서면 금세 꺼진다거나 방귀가 나와 꺼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쌀보다 섬유소가 많아 장을 빨리 통과하기 때문이다. 소화가 덜 된 상태로 장까지 가기 때문에 발효가스가 많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변비가 있는 사람들에게 약 대신 권하기도 할 만큼 보리의 섬유질은 장에 좋다.

보리에는 탄수화물 외에도 단백질, 비타민B군, 섬유질, 전분 무기질 등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보리에 포함된 베타 글루콘은 심장병의 위험을 감소시킨다. 콜레스테롤의 일종인 LDL(Low Density Lipoprotein) 생산을 억제해 동맥경화도 막아 준다.

암과 소화장애를 예방하고 변비예방에도 도움을 주는 등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건강에는 최고인 식품이라고 할 수 있다. 보리밥을 지을 때 콩을 넣어 콩보리밥을 만들면 보리에 부족한 메티오닌이 첨가돼 영양 균형을 이룰 수 있다.

봄에는 보리밥, 여름에는 보리수단
갓 지은 보리밥에 각종 봄나물을 넣고 참기름과 고추장으로 비벼 먹으면 한 그릇이 금방이다. 나물과 보리밥만으로 영양이 부족하게 느껴진다면 보글보글 끓는 청국장이나 생선구이로 단백질을 추가하면 좋다.

특히 강된장은 보리밥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 강된장만 넣고 비벼도 보리의 탱글탱글한 맛과 강된장의 짭조름한 맛이 어우러져 별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다.

점차 날씨가 더워지는데 이럴 때 보리수단이 몸을 식혀 준다. 꿀을 탄 오미자물에 푹 삶은 보리를 잣과 함께 띄운 우리나라 전통 음료이다.

보리수단을 만들때는 가능한 햇보리를 사용하고, 푹 삶아 여러 번 헹군 후 보리에 녹말가루를 묻혀 다시 삶아내고 찬물에 담갔다가 건진다.

이런 과정을 3~4번 반복하면 보리가 투명해지면서 콩알만하게 불어나는데 이것을 그릇에 담아 설탕을 탄 오미자 물을 부어 낸다. 고운 분홍빛의 오미자 물에 작은 구슬 같은 보리알갱이가 동동 떠 있어 보기도 좋고 매끄럽게 혀에 닿으며 씹히는 맛이 특별하다.

마이빌평택 이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