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음식이야기

몸의 피로 풀어주는 ‘매실’

몸의 피로 풀어주는 ‘매실’

by 마이빌평택 2018.06.05

[음식이야기]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은 꽃만큼 향기로운 열매로 유명하다. 매실은 몸의 피로를 풀어주기 때문에 여름철에 더위를 먹거나 배앓이를 할 때 많이 찾는다. 다만 생으로 먹거나 덜 익은 것을 먹으면 복통과 설사를 유발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황매보다 청매가 인기 높아
매화나무는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다. 우리나라 남부 지역에서만 자라는데다 토종 매화나무는 매실이 적게 달린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매실의 사용은 흔치 않았다. 엉뚱하게도 2000년 방영된 인기 드라마 ‘허준’에서 매실이 등장한 이후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 매실 농축액이나 매실 절임도 이즈음 등장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매화나무가 잘 자라는 환경이라 매실을 이용한 음식을 일상적으로 먹어왔다. ‘우메보시’라고 하는 매실 장아찌는 일본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음식으로 알려졌다. 흰 쌀밥 도시락 위에 우메보시 한 알을 올려 일장기를 형상화하기도 한다. 우메보시는 매실을 소금에 절여 만들며 붉은 차조기잎을 함께 넣어 붉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매실을 심은 것은 1970년 이후다. 정부에서 유실수를 심는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경남 하동과 전남 광양에 집중적으로 심었다. 이 두 지역은 겨울에도 따뜻하고 강수량이 높아 매실나무가 자라기 적합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매실은 이르면 5월 말부터 푸른 기가 도는 청매일 때 수확한다. 6월 중순이 지나면 노랗게 익는 황매가 되는데 우리나라는 청매의 인기가 황매보다 높아 대부분 청매의 상태로 시중에 유통된다.
청매는 아삭한 질감과 새콤한 맛으로 절임 할 때 효과적이며 황매는 향기가 그윽해 매실주나 매실잼을 만들 때 사용한다.

소화제 대신 매실청
조선 후기의 생활백과사전인 <규합총서>에는 매실차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다. ‘씨를 빼고 건조 시킨 매실을 가루로 만든 다음, 꿀을 졸여 함께 섞는다. 그것을 사향에 담갔다가 여름에 물에 타 먹으면 제호탕을 대신하여 갈증을 풀어 준다’라고 쓰여 있다.

<동의보감>에는 매실을 갈증과 가슴의 열기를 없애는 약재로 소개한다. ‘매실은 맛이 시고 독이 없으며 기를 내리고 가슴앓이를 없앨 뿐 아니라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갈증과 설사를 멎게 하며 근육과 맥박이 활기를 찾게 한다’라고 전한다.

매실에는 무기질·비타민·유기산 등의 영양이 풍부하다. 특히 해독작용이 뛰어나 배탈이나 식중독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높다.
매실의 신맛은 위액 분비를 돕고 소화기관을 정상화해 소화불량과 위장장애를 없애 준다.

매실은 약재로도 많이 사용된다. 매실의 껍질을 벗기고 연기에 그을려 검게 말린 오매(烏梅)는 일 년 내내 사용되는 한약재다.
<동의보감>에는 ‘매실은 남방에서 나며 음력 5월에 노랗게 된 열매를 따서 불에 쬐어 오매(烏梅)를 만든다. 또한 소금에 절여서 백매(白梅)를 만든다. 이것을 쓸 때는 반드시 씨를 버리고 약간 볶아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

오매는 담을 삭이고 구토·갈증·설사·이질을 그치게 하며 술독을 풀어주고 검은 사마귀를 없애는 효과가 있다.

마이빌평택 이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