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별미

찬바람 불면 맛있어지는 ‘학꽁치’

찬바람 불면 맛있어지는 ‘학꽁치’

by 마이빌평택 2016.12.16

[별미]
학꽁치는 흰살 생선에 들어 있는 영양소가 고루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질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저열량 생선이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맘때부터 씨알이 굵어지고 살도 단단해져 맛이 좋다.

●꽁치와는 다른 어종
학꽁치는 아래턱이 길쭉하다. 그 길쭉한 턱이 학의 부리를 닮았다 하여 ‘학-’이란 접두어가 붙었다. 아래턱의 끝은 붉으며 등은 묵빛에 청색이 약간 돈다. 살은 투명하고 배는 은백색이다.

흔히 꽁치와 비슷한 생선이라 알고 있으나 엄연히 다른 어종이다. 학꽁치는 동갈치목 학꽁치과의 물고기이고, 꽁치는 동갈치목 꽁치과에 속한다. 또 학꽁치는 흰살생선이나, 꽁치는 붉은 살을 가진 등푸른생선으로 생김새를 빼고는 닮은 구석이 없다.
학꽁치는 지역에 따라 공미리·공매리·청갈치·공치 등으로 불린다. 조선 시대의 문헌에는 공치어(孔峙魚)·침어(針魚)·공지(公持) 등으로 적혀 있다. 그래서 원래 표준어는 ‘학공치’였으나 ‘학꽁치’로 변경됐다.

●우리나라 연안 어디서든 낚시로 쉽게 잡아
학꽁치는 한반도 연안 전역에서 서식한다. 2년 정도 살며 길이는 25~30cm지만 다 큰 것은 40~50cm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8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많이 잡힌다. 겨울에 들수록 몸집이 커지고 기름져 고소한 맛이 강해진다.

우리나라 연안 어디서든 낚시로 쉽게 잡을 수 있는 생선임에도 시중에서 이를 잘 볼 수가 없었다. 일본으로 수출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학꽁치를 ‘사요리(さより·細魚)’라 하는데 고급 생선으로 쳐 다양하게 요리해 먹는다.

그래서 학꽁치 맛을 보려면 일본음식점에 가거나 직접 낚는 수밖에 없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음식점에서는 고급 음식이나 우리나라 낚시터에서는 흔하디 흔한 생선이라는 것이다. 초보자들도 쉽게 낚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밑밥을 주면 새까맣게 몰려들어 채 가는 탓에 진짜 낚시꾼들한테는 미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회·초밥·구이·탕 등 다양하게 즐겨
학꽁치는 살이 투명한 만큼 맛도 깨끗하고 산뜻하다. 그래서 회뿐 아니라 초밥·구이·튀김·포·탕 등으로 다양하게 즐긴다.

주로 회로 먹는데 지방이 적어 담백하면서 감칠맛이 난다. 아름다운 은청색 껍질을 얇게 벗기는 것이 회 맛의 비결이다. 여기에 채소를 버무려 회덮밥을 해 먹어도 좋고, 초밥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소금구이를 하면 고소하고 맛있다. 구울 때는 내장을 빼고 뱃속의 검은 막을 제거해줘야 한다. 이 검은 막은 햇볕을 많이 받는 상층의 수면을 떠도는 습성과 투명한 살 탓에 생긴 것이다. 학꽁치는 플랑크톤도 먹는데 식물성 플랑크톤이 뱃속에서 광합성을 하지 못하게 햇볕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 검은 막은 쓴맛이 나므로 요리할 때는 제거해야 한다.

부침가루와 달걀로 옷을 입혀 전을 부치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김칫국을 끓이면 개운하고 맑은국은 시원하고 부드러운 맛이 그만이다. 넓게 펴서 가미한 다음 말려 포를 만들어 이를 구워 먹으면 비린내가 없고 깔끔하다.

마이빌평택 김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