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별미

수라상에 오르던 ‘꼬막’

수라상에 오르던 ‘꼬막’

by 마이빌평택 2017.12.04

[별미]
꼬막은 찬바람이 부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채집이 시작돼 겨우내 인기를 끈다. 꼬막에는 양질의 비타민과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무기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영양가도 풍부하다. 밥반찬은 물론 술안주로도 손색없는 겨울철 보양식이다.

■조선시대 수라상에 올라
꼬막은 조선시대 수라상에 오르는 팔진미 중에서도 1품으로 꼽히던 음식이다. <동국여지승람>에 전라도의 특산품으로 등재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벌교에서 채취한 꼬막이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졌다. 참꼬막이 서식하는 벌교 앞바다 여자만의 갯벌은 모래나 황토가 섞인 타지의 갯벌과는 달리 차진 진흙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비타민·단백질 함유량 많아
꼬막에는 비타민,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등이 많이 함유돼 있다. 특히 단백질은 꼬막 영양 성분 중 14%를 차지해 성장기 어린이와 뼈가 약한 노인에게 좋다.

또한 철분·헤모글로빈·비타민B군 등이 풍부해 빈혈이나 현기증을 예방할 수 있다. 임신부·수유부나 생리 때문에 혈액이 부족하기 쉬운 여성, 노인이나 회복기 환자에게도 좋다.

꼬막을 구입할 때는 껍질이 깨지지 않고 물결무늬가 선명하며 깨끗한 것을 고른다. 입이 단단하게 닫혀 있거나 열려 있을 경우 만져봤을 때 꼬막이 움직이는 것이 최상품이며 살점의 색이 붉을수록 신선하다.

■꼬막의 종류
꼬막은 참꼬막과 새꼬막, 피꼬막 등 세 종류가 있다. 으뜸으로 치는 참꼬막은 제사상에 오른다고 해서 ‘제사꼬막’으로 불리기도 한다. 참꼬막은 껍질이 두껍고 부챗살 모양의 방사륵(부챗살마루)이 17~18줄 나 있는데 그 골이 깊고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참꼬막이 햅쌀 맛이라면 새꼬막은 묵은쌀 맛이다. 참꼬막은 살이 야들야들하면서도 쫄깃하며 갯내가 은은하다. 반면 새꼬막은 질기고 맛이 참꼬막보다는 덜하고 짠 바닷물 냄새가 강하지만 가격이 싸고 영양분이 풍부해 초무침이나 간장양념을 끼얹어 먹는다.

피조개로 알려진 피꼬막은 살에 헤모글로빈 성분을 많아 육즙이 핏물처럼 흐르며 자연산보다는 양식이 맛과 향이 더 좋다.
꼬막은 가을이 막 끝나고 겨울이 시작될 무렵부터 이듬해 봄까지가 가장 맛이 좋다. 특히 참꼬막은 달이 꽉 찬 보름보다 달이 보이지 않는 그믐 때가 맛이 최고다.

꼬막은 반찬으로도 좋지만 윤기가 가시지 않게 살짝 데쳐 놓으면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꼬막에는 타우린과 베타인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간의 독성을 해독하고 숙취 해소에 탁월하기 때문이다.

■꼬막 맛은 데치기가 좌우
꼬막은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까다로운 식재료이다. 이 때문에 꼬막 맛의 80~90%는 데치기가 좌우한다고 한다. 꼬막은 데치기 전에 30여 분 이상 소금물에 해감하고 찬물에서 씻어 갯벌을 깨끗이 제거해야 이물질이 씹히지 않는다.

끓는 물에 꼬막을 집어넣고 위아래로 한번 뒤집어 준 다음, 거품이 한번 오르면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후 2~3분 정도 둔 다음 꺼내야 육질이 가장 차지다. 푹 삶으면 살이 질겨지므로 꼬막이 입을 살짝 벌렸을 때 꺼내는 게 포인트다.

마이빌평택 김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