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음식이야기

가을의 주홍빛 선물 ‘감’

가을의 주홍빛 선물 ‘감’

by 마이빌평택 2016.10.07

[음식이야기]

가을의 주홍빛 선물 ‘감’
가을을 대표하는 과일 하면 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려 주홍빛 탐스러운 빛깔을 내는 감은 맛도 좋지만 황금빛 옷 속에 신선이 마시는 단물이 들어 있다고 해서 ‘금의옥액(金衣玉液)’이라 불릴 만큼 영양가가 풍부하다.

일곱 가지 덕을 갖춘 과일
감은 동서양에서 귀한 대접을 받았다. 감나무의 학명은 디오스피로스(Diospyros)인데 디오스는 신(神), 피로스는 과일을 일컬으므로 ‘신의 과일’이란 뜻이다.

우리 조상은 예로부터 감나무에 일곱 가지 덕이 있다고 했다. 첫째 수명이 길고, 둘째 그늘이 짙으며, 셋째 새가 둥지를 틀지 않고, 넷째 벌레가 생기지 않으며, 다섯째 가을에 단풍이 아름답고, 여섯째 열매가 맛이 있으며, 일곱째 낙엽이 훌륭한 거름이 된다고 예찬했다.

감은 크게 땡감이라고도 부르는 떫은감과 단감으로 나뉜다. 떫은감은 껍질이 얇고 보통 연시(홍시)나 곶감으로 만들어 먹는 감이고 단감은 껍질이 두껍고 생으로 먹는다. 우리나라 재래식 감은 대부분 떫은감이고 단감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에서 들어왔다.
단감의 경우 1927년 경남 진영 지방에 부유 품종을 심으면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재배되었기 때문에 진영의 단감이 유명하다.

연시·곶감·반건시 등 다양
감 중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납작한 연시다. 가을이 되자마자 나오는 이 감은 하도 말랑해서 손으로 만지기조차 조심스럽다. 껍질을 살살 벗겨 쭉 빨아 먹으면 터질 듯 물기를 머금어 부드럽고 단맛이 별미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대봉이 나온다. 11월 늦가을이 되어야 수확하는 뾰족하고 큰 감으로 납작한 연시에 비해 값이 다소 비싼 게 흠이다. 물기가 적고 끈적이며 깊은 맛이 좋다. 대봉은 상온에서 자연스럽게 숙성시켜야 제 맛이 나기 때문에 자연시라고도 부른다.

시골 오일장에 가면 동그랗고 자그마한 감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땡감이다. 땡감은 떫은맛이 나서 그냥 먹을 수 없으므로 소금물이나 술을 이용해 빠르게 숙성시켜 떫은맛을 제거해 먹어야 한다.

이 감은 ‘감을 물에 담근다’는 의미로 ‘침시(沈枾)’라고 한다. 땡감을 깎아 말려 만드는 것이 바로 곶감(건시)이며 절반 정도만 말린 것이 반건시다. 햇볕에 말리면서 타닌의 떫은맛이 천천히 빠지고 단맛이 강화된다.

고혈압·감기예방에 좋아
감은 비타민(A·B1·B2·C)과 미네랄(Ca·P·Fe·K)이 풍부해 건강식품의 대표적 존재로 숙취를 없애고 설사를 멈추게 하며 갈증해소·치질·고혈압·감기예방 등에 효과적이다.

게다가 전염병 예방과 눈의 피로 개선, 시력 향상 등에도 좋고 탄력있는 피부를 만드는 데도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감에 들어 있는 스코폴레틴이라는 성분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준다. 또 떫은맛을 내는 ‘타닌’ 성분은 세포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한다.

다만 게와 감을 같이 먹을 경우 장속에 침전돼 뱃속에서 세균 부패를 일으켜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본초강목> 감나무 편에는 ‘감과 게를 함께 먹으면 복통이 일어나고 설사를 하게 한다. 감과 게는 모두 찬 음식이다’고 기록돼 있다.

마이빌평택 김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