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음식이야기

가을의 보약 ‘늙은 호박’

가을의 보약 ‘늙은 호박’

by 마이빌평택 2016.10.14

[음식이야기]
늙은 호박의 정식 이름은 청둥호박이다. 맷돌호박이라고도 한다. 맷돌호박은 모양이 맷돌처럼 둥글납작하게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늙은 호박은 생김새만으로 못생긴 얼굴에 비유되지만 쓸모가 많은 채소다.

●피부미용·노화방지에 좋아
잘 익은 늙은 호박은 진한 노란빛을 띤다. 이는 카로티노이드 색소 때문인데 몸에 흡수되면 베타카로틴이 된다. 베타카로틴은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는 것을 막고 암세포의 증식을 늦추는 효과가 있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에 따르면 하루 반 컵 정도 늙은 호박을 꾸준히 먹으면 폐암에 걸릴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특히 기름에 살짝 볶아 먹으면 흡수율이 더 높아진다. 베타카로틴은 기름에 녹는 성질인 데다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으니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해 먹으면 된다.

또 호박에는 신체 에너지의 근원인 당질이 풍부하며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에 유용한 미생물이 잘 자라도록 돕는다. 비타민A와 C가 풍부해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 좋다.

100g당 24kcal 정도로 칼로리도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이용되는데 특히 이뇨작용이 뛰어나 임산부나 신장병이 있는 사람이 먹으면 부기를 제거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버릴 것 하나 없어
늙은 호박은 속의 과육뿐 아니라 잎·씨·껍질까지 버릴 것이 없다. 호박에 들어 있는 풍부한 영양소 때문에 약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특히 씨에는 두뇌 발달 효과가 있는 레시틴과 필수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늙은 호박의 씨를 따로 모아 말렸다가 강정이나 식혜를 만들어 먹으면 좋다.

신장 질환이 있거나 방광기능이 저하된 경우에 늙은 호박이 특효약이다. 늙은 호박에 대추·꿀 등을 함께 넣어서 고아 먹으면 된다. 당뇨·비만에도 같은 방식으로 꾸준히 먹으면 좋다.

늑간신경통으로 가슴이 아플 때 호박찜질을 하면 진통을 줄여주고 소염효과도 볼 수 있다. 호박을 푹 쪄서 으깬 다음, 따뜻할 때 거즈나 한지에 발라 통증이 있는 부위에 붙인다. 식으면 따뜻한 것으로 바꿔주면서 하루 2~3회 반복하면 따뜻한 기운이 몸에 퍼져 나가면서 아픈 증세가 가라앉는다.

호박씨는 기침이나 천식이 있을 때 먹으면 좋고, 유산이나 조산 방지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호박씨 달인 물을 하루 3~4번씩 마시거나 곱게 갈아서 물에 타 먹으면 된다. 호박씨 달인 물은 구충제 대신 쓰기도 한다. 이 외에도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이 있을 때 호박죽을 만들어 꾸준히 먹으면 위장을 튼튼하게 해준다.

장점이 많은 호박이지만 호박을 피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호박엔 포타슘이라는 칼슘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으므로 고혈압·간질환 등으로 이뇨제를 복용하는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잘 고르고 잘 보관하려면
늙은 호박은 골이 깊고 몸 전체에 윤기가 흐르는 단단한 것을 고르도록 한다. 선명한 담황색을 띨수록 좋다. 또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늙은 호박은 물기가 있으면 쉽게 상할 수 있으므로 물기를 제거하고 보관해야 한다. 손질할 때는 반으로 갈라 씨를 긁어낸 다음 껍질을 벗겨낸다. 손질한 후에는 밀봉해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먹으면 좋다.

마이빌평택 김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