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음식이야기

겨울철 국민간식 ‘어묵’

겨울철 국민간식 ‘어묵’

by 마이빌평택 2016.11.17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메뉴는 ‘어묵탕’이다. 값도 싸고 양도 많아 대학생, 직장인 가릴 것 없이 술안주나 간식으로 부담 없이 즐겨 찾는다.

어묵의 역사

어묵의 역사는 조선시대부터 시작된다. 숙종 45년(1719년)에 간행된 ‘진연의궤(進宴儀軌)’ 생선숙편이 등장하는데 생선의 가시와 껍질을 발라내고 다진 뒤 다양한 양념과 채소를 섞어 환으로 만든다는 요리법이 소개돼 있다.

이어 일제강점기에는 일본 먹을거리인 가마보코(かまぼこ)와 오뎅(おでん)이 전해졌고, 해방 이후에도 오뎅은 여전히 우리식탁에 남아있게 된다. 이 때 어묵은 고급음식이던 가마보코를 당시 어려운 우리나라 형편에 맞춰 저렴하게 만든 음식이었다.

6·25전쟁 당시에는 피란민들의 값싼 단백질 공급원이며 1960년대 산업화 시기에는 서민들의 주요 반찬거리였다.

덴푸라와 오뎅과 어묵

‘덴푸라’는 밀가루 반죽을 입힌 튀김요리를 의미하는 일본말이다. 16세기 유럽 선교사에 의해 일본에 튀김 요리가 전해졌는데 과거 우리나라에서 기름에 튀겨 어묵을 만드는 것을 본 일본 상인이 덴푸라라고 칭한 것이 퍼져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오뎅’은 어묵·무·달걀·곤약 등을 우려낸 일본식 국물요리다.

따라서 오뎅은 어묵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어묵이 들어간 탕이라고 보면 된다. 결국 덴푸라·오뎅은 어묵과 의미도 다르고 외국말이지만 많은 사람이 혼용하고 있다.

어묵은 어떤 생선으로 만드나

과거에는 갈치나 조기의 새끼를 사용했지만 요즘에는 어육 상태로 수입된 흰 살 생선을 많이 사용한다. 어묵에 흰 살 생선을 주로 쓰는 이유는 참치 같은 붉은 살 생선과 비교해 살이 한층 탱탱하고 맛도 담백하기 때문이다. 흰 살 생선으로는 명태가 대표적이며 조기·실꼬리돔·대구 등이 있다.

어묵을 만드는 과정은 어육 해동→고기갈이와 배합→성형→가열과 탈유→냉각 순이다. 고기갈이와 배합은 어육을 분쇄해 다진 채소 등 부재료를 넣고 혼합하는 과정이고, 성형은 삼각형·사각형 등 어묵의 모양을 잡는 단계다. 가열 방법은 튀김·찜·굽기 등이 있는데 튀긴 경우 기름기를 빼는 탈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 다음 재빨리 냉각시켜야 제품이 쉽게 변질되지 않는다.

좋은 어묵 고르는 요령

한입 베어 물었을 때 탱탱함과 진한 풍미가 느껴지는 것이 좋은 어묵이다. 이런 어묵을 구입하고 싶다면 포장지에 표기된 어육(손질하고 으깬 생선살) 함량을 잘 살펴봐야 한다. 대개 어육 함량이 70% 정도면 탄력과 맛이 훌륭하다고 보고, 80% 이상이면 고급 어묵에 속한다.

어묵 생산과정의 위생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포장지에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마크가 있다면 안심하고 구입해도 좋다. 원료 생산부터 유통단계까지 철저한 위생관리를 인정받은 제품만 해당 마크를 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