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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이역에서 즐기는 겨울의 낭만

간이역에서 즐기는 겨울의 낭만

by 마이빌평택 2016.11.25

Document [여행]

간이역에서 즐기는 겨울의 낭만

한국관광公 추천 ‘간이역 여행’

한국관광공사는 ‘12월 간이역 여행’ 이라는 테마로 가볼 만한 5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곳은 ‘녹슨 철길에 첫사랑이 내려앉다’ 구둔역(경기 양평), 탄광 도시 철암의 ‘그때 그 모습을 만나다’ 철암역(강원 태백), ‘새벽종 울리던 새마을운동의 간이역’ 신거역(경북 청도), ‘100년 넘은 급수탑에 철도 문화체험까지’ 연산역(충남 논산), ‘시간이 멈춰 선 곳’ 임피역 (전북 군산) 등 5곳이다.

◇양평 구둔역
양평군 지평면 일신리에 있는 구둔역은 80년 가까운 세월이 묻어나는 곳이다. 퇴역한 노병처럼 주름 깊은 은행나무 한 그루, 엔진이 식은 기관차와 객차 한 량, 역 앞을 서성이는 개 한 마리가 구둔역의 친구다. 구둔역은 간이역의 흔적과 폐역 명패를 달고 벌판에 섰다. 1940년 문을 연 이곳은 청량리-원주 간 중앙선 복선화 사업으로 종전 노선이 변경되면서 2012년 폐역의 수순을 밟았다. 구둔역의 빛바랜 역사와 광장, 철로, 승강장은 등록문화재 296호로 지정됐다.

◇태백 철암역
태백 철암은 정부가 1989년 석탄 산업 합리화 정책을 펴기 전까지 번성한 고장으로, 한때 인구가 5만명에 이를 정도였다. 당시 철암의 모습을 짐작해볼 수 있는 곳이 철암역, 석탄으로 번성하던 시절을 웅변하듯 4층 건물이 우뚝 섰다. 철암역은 역사보다 그 옆에 자리한 선탄장이 유명한데,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를 이곳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논산 연산역
논산시의 간이역을 찾아가는 여행은 느림을 즐기는 여정이다. 호남선 연산역은 대전과 논산 사이에 있는 간이역이다. 상·하행을 더해 기차가 하루에 10회 정차한다.
그나마 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 덕분에 연산역의 시간은 자연의 속도에 맞춰 느긋하게 흐른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급수탑이 있다. 화강석을 원기둥처럼 쌓아 올리고 철제 물탱크를 얹었는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48호로 지정되었다.

◇군산 임피역
임피역은 1924년 군산선 간이역으로 문을 열어, 호남평야에서 수확한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는 거점 역할을 했던 아픈 경험이 있다. 1936년에는 보통역으로 승격하고, 역사도 새롭게 지었다. 지금의 역사는 이때 지은 것으로, 서양 간이역과 일본 가옥 양식을 결합한 역사적·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208호로 지정됐다. 2008년 5월 여객 운송이 완전히 중단되었고, 임피역은 지금 말끔한 모습으로 단장해 관광객을 맞고 있다.

◇청도 신거역
경북 청도는 반시(盤枾)와 소싸움 그리고 새마을운동의 고장이다. 신거역은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로 불리는 신도마을의 기차역이다. 새마을운동 이전인 1967년 마을 주민들이 성토 작업을 했고, 공사비도 철도청과 마을이 반씩 부담했다. 하지만 1988년 역사를 철거했고 2007년 그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현재 신거역은 새마을운동 기념사업으로 2008년 복원했다. 그런 까닭에 낡은 간이역의 고즈넉한 정취보다 새마을운동의 향수를 찾는 이들이 많다.

마이빌평택 정정화 기자 laputa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