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별미

못생겼어도 맛 좋은 ‘물메기’

못생겼어도 맛 좋은 ‘물메기’

by 마이빌평택 2016.12.02

[별미]
겨울 별미인 물메기는 오직 겨울에만 잡을 수 있으며 추울수록 더 맛이 좋다. 아귀처럼 못생겨서 홀대 받던 생선이지만 최근에는 겨울바다가 보내주는 귀한 선물로 대접 받고 있다.

지역별로 이름 달라
물메기는 쏨뱅이목 꼼칫과에 속하는 물고기이다. 물메기는 우리나라 바다 전역에서 잡히는데 이름 그대로 부르는 지역은 거의 없다. 동해에서는 곰치·물곰, 남해에서는 미거지·물미거지, 서해에서는 잠뱅이·물잠뱅이 등으로 불린다.

최근에는 남해 사투리인 물메기로 많이 불린다. 남해 어부들은 머리의 폭이 넓고 입이 큰 모양이 민물고기인 메기를 닮았다고 해서 이렇게 불렀다.

하지만 물메기는 원래 생선으로 취급받지 못했다. 옛날 어부들은 생김새가 흉하여 잡자마자 다시 바다에 던져 버렸다. 이때 물메기가 물에 빠지는 소리를 흉내 내어 ‘물텀벙이’라고 했다.

물메기가 관심을 받게 된 것은 1990년대 들어서다. 물메기탕이 값비싼 대구탕 대용으로 서민들의 입맛을 맞췄고 대구 못지않은 맛을 낸다는 입소문이 퍼져 몸값이 껑충 뛰었다.

해장국으로 최고
겨울철 추위와 숙취를 한꺼번에 풀어주는 물메기 매운탕이 제철을 만났다. 물메기가 태안반도와 보령의 겨울바다에서 잡히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요즘 태안반도 채석포, 마검포와 대천항 등 항·포구 식당가와 수산물시장에는 물메기 매운탕을 맛보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묵은 김치를 썰어 넣고 끓인 매운탕과 콩나물·미나리·무를 넣고 끓이는 맑은탕은 모두 비린내와 기름기가 없어 담백하고 시원하다. 이 때문에 애주가의 술국으로 좋고 술 먹은 다음 날 속을 푸는 해장국으로도 최고다. 물메기는 ‘대구’ 못지않게 깊은 맛을 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꾸덕꾸덕 말려서도 먹는다. 말린 물메기는 양념을 발라 찜을 해먹기도 하고 살짝 구워 죽죽 찢어 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특히 ‘말린 물메기 국’은 깔끔하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서는 물메기를 ‘해점어(海鮎魚)’로 표기하고 있으며 ‘살과 뼈는 매우 연하고 무르며 맛은 싱겁고 곧잘 술병을 고친다’라고 적혀 있다.

단백질 함량 많고 열량 낮아
물메기는 지방이 적은 저칼로리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이 매우 높아 추운 겨울철 가족들의 영양보충 및 감기예방뿐만 아니라 피부미용에도 효과적인 수산물이다. 단백질이 아주 많이 함유돼 있으나 열량은 매우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제격이다. 100g당 열량은 78kcal로 다이어트 중인 사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단백질은 16.4g, 뼈 건강을 돕는 칼슘은 36mg이 들어 있다. 껍질과 뼈 사이엔 콜라겐이 풍부해 퇴행성관절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마이빌평택 김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