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음식이야기

겨울철 웰빙 음식재료 ‘시래기’

겨울철 웰빙 음식재료 ‘시래기’

by 마이빌평택 2016.12.15

[음식이야기]
시래기는 겨울철에 ‘한국인의 밥상’에 올라오던 대표 식품이다. 젊은 세대에게는 옛 음식으로만 인식되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의 애환과 향수를 가득 담고 있다. 과거에는 겨울을 나기 위한 식사 대용으로 애용되었으나 요즘에는 웰빙 음식재료로 꼽힌다.

◆과거엔 가난과 굶주림의 상징
시래기는 무청을 겨우내 말린 것을 말한다. 김장할 때 쓰지 못한 무청 다발을 응달에 매달아 말린 것으로 쌀쌀한 바람과 옅은 햇볕으로부터 새 영양분을 얻는다. 비슷한 식재료로 김장하고 남은 배추의 바깥쪽 부분을 말린 우거지가 있다.
시래기는 먹을 게 부족하던 시절 허기를 면하기 위해 찾던 음식에 불과했다. 주로 죽을 끓여 먹었는데 찬물에 우려낸 시래기와 된장을 풀은 뒤 삶아 만들었다. 하지만 먹거리가 풍부해지면서 시래기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잠시 사라졌다.

◆식이섬유와 칼슘의 보고
시래기는 겉보기에는 영 볼품이 없다. 생긴 게 워낙 변변치 못하다 보니 영양을 따지기도 궁색하다. 게다가 발음도 쓰레기와 비슷해선지 왠지 하찮은 음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시래기는 선조가 개발한 과학적이고 영양 만점의 식재료다. 제철 채소를 햇볕에 잘 말려 만든 갈무리 채소는 햇볕에 말리는 동안 채소 본래에 함유된 영양 성분이 더욱 풍부해지고 또 오래도록 보관해 놓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래기는 칼슘 함량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의 골격 형성과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시래기(삶은 것, 100g 기준)에는 칼슘이 335mg 들어 있다. 하루 100g만 먹어도 성인의 하루 권장량 700mg의 절반가량을 섭취할 수 있다. 철분도 14.5mg으로 성인 여성의 하루 필요권장량인 14mg보다 많아 빈혈이 있는 여성에게 좋다. 또 시래기에 든 베타카로틴과 클로로필 성분은 유해 활성산소를 제거해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래기의 영양성분 중 으뜸은 바로 식이섬유다. 시래기의 식이섬유는 포도당의 흡수율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당뇨와 동맥경화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 체내 수분을 흡수해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배변속도를 높여 변비를 막아 준다.
여기에 시래기 100g당 열량은 19kcal로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구수하고 깊은 맛 일품
영양만 풍부한 것이 아니다. 구수하고 깊은 맛이 일품이다. 곱게 다진 시래기를 듬뿍 얹어 지은 시래기밥에 양념간장을 쳐서 비벼 먹는 맛이나, 된장 풀어 구수하게 끓인 시래기 된장국에 밥을 말아 곰삭은 배추김치를 얹어 먹는 맛은 다른 어떤 반찬에 비할 바가 아니다. 시래기를 두툼하게 깔고 싱싱한 고등어 한 마리 뭉툭 뭉툭 썰어 졸여 놓으면 밥 한 그릇이 금세 사라진다.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산성 식품인 선지와 알칼리성 식품인 시래기 역시 잘 어울려 함께 조리하면 영양이 배가 된다.

마이빌평택 김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