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커피이야기

‘카페라테’와 ‘카페오레’

‘카페라테’와 ‘카페오레’

by 마이빌평택 2017.01.02

[이평기의 커피이야기]

잘난 체 하기를 좋아하는 친구가 있었다. 아주 오래 전에 그 친구가 “나는 카페라테보다 카페오레가 더 좋아”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이 말을 우리말로 풀어보면 ‘나는 커피우유보다 커피우유가 더 좋아’이다. 우유의 이탈리아 말이 ‘라테’이고 프랑스 말이 ‘오레’이다. 결국 카페라테나 카페오레는 커피우유를 말하는 것이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여 스티밍(공기를 이용하여 거품을 만드는 것)한 우유를 부어 주는 커피우유를 카페라테라고 부른다. 진하게 추출한 커피에 설탕을 넣고 우유를 넣은 커피를 카페라테와 구분해서 굳이 카페오레라고 부르겠다면 할 말은 없다. 그렇게 구분해서 만들어 주는 곳도 거의 없고 그냥 같은 음료에 다른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보는 편이 낫다. 물론 그 친구가 그걸 구별해서 말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카페라테보다 카페오레가 더 좋다던 친구를 생각하며 ‘카페오레’를 만들어 보았다. ‘케냐AA 마이크로 랏 룽게토 카리미쿠이’ 24g을 갈아 시간을 길게 하면서 핸드드립으로 진하게 200mL를 추출했다. 100mL씩 커피잔에 나누어 붓고 한 잔에는 데운 우유를 80ml 정도 넣었다. 다른 잔에는 스티밍한 우유를 80mL 정도 넣었다. 두 잔 모두 커피 맛보다 우유의 맛이 강하다. 커피의 풍부한 맛과 향이 우유와 섞여서 부드럽게 어우러진다.

다만 커피의 향이 조금 줄어든 게 아쉽다. 데운 우유를 넣은 커피는 우유의 맛이 더 강하고, 스티밍한 우유를 넣은 커피는 조금 더 부드럽다. 스티밍한 우유의 거품이 주는 부드러움도 입을 즐겁게 한다. 설탕을 미리 넣어서 만들었으면 달콤한 맛도 즐길 수가 있었을 터인데 설탕의 단맛을 별로 좋아하지 않다 보니 그 맛은 표현할 길이 없다. 단맛을 즐기는 분들은 설탕을 미리 넣고 만들어 보면 좋을 듯 싶다.

달콤한 커피나 믹스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음료가 있다. 카페에서 믹스커피를 찾는 분들도 있다. 없는 거 뻔히 알면서 찾는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이런 분들께는 ‘카페연유라테’를 달짝지근하게 만들어 준다. 에스프레소에 연유를 30mL 넣고 잘 저어 준 다음 스티밍한 우유를 부어준다. 물론 하트도 예쁘게 만들어서 내주면 아주 좋아한다. 물론 뭐든 시큰둥하고 트집 잡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지만….

커피의 세계는 참으로 다양하다. 에스프레소를 베이스로 무얼 넣느냐에 따라 새로운 음료들이 나온다. 이러한 시도들이 많은 사람의 입에 맞는 음료로 탄생하면 소위 말해 대박을 치는 것이다. 정유년(丁酉年) 새해에는 많은 분에게 대박이 났으면 좋겠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이것저것 궁리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다 보면 분명 성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새해에는 소망하는 일들이 이루어지고 맛있는 커피와 함께 더욱 즐거운 삶, 행복한 삶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 평택 넓은 벌 한가운데, 전원카페 '러디빈지금'에서 커피, 강아지들과 함께 행복하게 나이 들어가는 사내.
- 전원카페 ‘러디빈 지금’ 대표 (평택시 오성면 창내리 47-26), C.P : 010-9279-5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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