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별미

봄의 진미 ‘웅어’

봄의 진미 ‘웅어’

by 마이빌평택 2017.03.16

[별미]
웅어는 살이 부드럽고 뼈가 물러 뼈째 먹는 생선으로 주로 회로 먹는다. ‘가을의 진미’ 전어와 더불어 ‘봄의 진미’로 널리 사랑받고 있으며 3~4월이 제철이다.

회유성 물고기…봄에 맛 절정
웅어(熊魚)는 백제 말기 의자왕이 봄철에 입맛을 돋우기 위해 즐겨 먹었다는 얘기가 전해질 만큼 백제 시대 궁중보양식으로 알려졌다.

조선 시대에는 궁중의 음식 관련 업무를 맡아보던 사옹원(司饔院)의 분장(分掌)으로 위어소(葦漁所)를 행주에 설치하여 임금이 먹을 웅어를 전담해서 잡았을 정도로 귀한 생선이었다.

청어목 멸칫과에 속하는 웅어는 양식이 힘든 회유성(回游性) 물고기로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에서 많이 잡히는데 봄에 그 맛이 절정에 달한다.

바다에서 살다가 3~4월 강으로 올라와 갈대밭에 산란하고 그곳에 한동안 머무르기 때문에 갈대 위(葦) 자를 써서 위어(葦魚, 갈대고기)라고 하며 강경·부여에서는 우여, 의주에서는 웅에라고도 부른다.

자산어보는 웅어를 ‘웅어 도()’ 자를 써서 ‘도어’라고도 기록하고 있다. 실제의 모습도 가늘고 길게 생긴 데다 빛깔까지 은백색이어서 긴 칼과 흡사하게 생겼다.

연하고 지방질 풍부
웅어는 금강에서 많이 잡히며 그중에서도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부여군 양화면의 유왕산 자락에서 잡힌 웅어를 최고로 친다.
3월 말에서 4월에 잡히는 웅어는 살에 기름기가 부쩍 오르고 뼈가 연해 맛이 가장 좋다. 웅어는 회로 먹으면 살이 연하면서도 씹는 맛이 독특하고 지방질이 풍부하여 고소하나, 익혀 먹으면 아무런 맛이 나지 않는다.

또 마늘·돌미나리·식초 등을 넣어 초무침으로 먹거나 김과 함께 먹으면 별미이다. 옛날에는 박달나무를 태워 훈제를 만들어 먹기도 하였으며 웅어젓갈은 궁궐에서도 담가 먹었을 정도로 맛이 좋다. 고단백질 식품으로 숙취에도 효과가 있다.

전어의 사촌뻘 생선
웅어는 우리에게 익숙한 생선인 전어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웅어는 잔가시가 많은 청어목 멸칫과로 분류되고 전어는 청어목 청어과로 분류된다. 그 맛이나 크기 등이 비슷해 먼 사촌뻘 생선인 셈이다.

두 생선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전어가 겨울을 나기 위해 지방을 비축하는 가을이 가장 맛있는 계절이라면 이와 반대로 웅어는 산란을 앞두고 살을 찌운 봄철이 가장 맛있다는 점이다.

마이빌평택 김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