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음식이야기

경기 침체 장기화…매운맛 전성시대

경기 침체 장기화…매운맛 전성시대

by 마이빌평택 2017.06.30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매운 음식이 인기다. 상상을 초월하는 매운맛 라면, 소수 마니아가 선호하던 매운 떡볶이가 대중적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매운 치킨에 햄, 피자까지 줄줄이 출시돼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매운맛, 신진대사 촉진
매운맛은 미각이 아닌 통각으로 느낀다. 맛이 아니라 고통의 영역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에게서 매운맛을 빼고 음식을 논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매운 음식을 먹다 보면 세상만사가 어느새 잊히게 마련이다.

실제로 매운맛의 핵심 성분인 캡사이신은 뇌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에 도움을 주고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고통을 느끼는 ‘통각’ 신경이 자극되면서 통증 완화를 위한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 해소와 기분 전환을 유도하는 일종의 자연산 유도제인 셈이다.

매운맛 라면, 경쟁 가장 치열
라면은 이 같은 매운맛 경쟁이 가장 치열한 대표 분야다. 어디서든 간편하고 손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매운 음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도 ‘틈새라면 빨계떡’은 삼양이 한정판으로 출시한 ‘핵불닭볶음면’ 이전까지 가장 매운 라면으로 인기를 끌었다. 별다른 광고 없이 입소문만으로 매운맛 마니아들의 지지를 얻었다.

이 밖에 이마트 ‘하바네로 라면’, 오뚜기 ‘열라면’,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농심 ‘진짜진짜 맵다’ 등도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매운맛 1~6위 라면의 스코빌 지수는 4000~8706 스코빌. 매운 청양고추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뜨겁게 먹는 라면의 특성을 감안하면 체감하는 매운맛은 훨씬 강하다.

스코빌 지수는 1912년 미국의 화학자 윌버 스코빌이 개발한 지수로, 매운맛을 측정하는 국제규격이다. 전혀 맵지 않은 0부터 시작해 매울수록 수치가 높아진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먹는 풋고추는 1500 스코빌, 청양고추는 4000~1만2000 스코빌 수준으로 알려졌다. 매운맛으로 악명 높은 태국 고추는 5만~10만 스코빌, 멕시코산 고추 하바네로는 10만~35만 스코빌, 인도의 부트 졸로키아는 85만5000~107만5000 스코빌이다.

치킨 업계도 대세는 매운맛
치킨 업계도 일찌감치 ‘치즈의 시대’를 지나 ‘매운맛의 시대’를 열만큼 요즘의 대세는 매운맛이다. 신호탄은 굽네치킨이 쏘아 올렸다. 고추장을 베이스로 한 매운 치킨 ‘굽네 볼케이노’가 주인공이다. 치킨에 버무려진 매운맛 ‘마그마 소스’에 밥을 비벼 먹는 사람들이 나타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BHC는 지난해 ‘맛있게 매운맛’을 강조한 ‘맵스터’ 치킨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맵기로 유명한 멕시코산 고추 하바네로와 청양고추로 만든 레드핫칠리페퍼소스에 치킨을 버무려 마늘과 대파, 청고추 등 아릿한 채소를 추가로 얹은 제품이다.

업계, 신제품 속속 선보여
식품·외식업계는 매운맛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다양한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피자 업체 파파존스가 올해 처음 내놓은 신메뉴는 ‘타바스코 핫치킨 피자’다. 타바스코 소스로 매콤한 풍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동원F&B는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매운맛을 더한 캔형 햄 제품 ‘매운 리챔’을 내놨고, 사조해표는 지난해 11월 ‘사조 더 매운 고추참치’를 선보였다. 떡볶이 시장에선 동대문엽기떡볶이, 신가네떡볶이 등이 매운맛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마이빌평택 김주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