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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가 풍부하고 맛도 좋은 ‘비파’

영양가 풍부하고 맛도 좋은 ‘비파’

by 마이빌평택 2018.05.17

[음식이야기]
비파라는 이름은 잎사귀의 생김새가 ‘비파(琵琶)’라는 중국의 전통악기와 비슷하다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우리에겐 아직 생소하지만 항암 효과 등이 있어 중국·일본 등에서는 웰빙 과일로 인기를 끌고 있다.

5~6월에 황금색 열매 맺어
비파의 원산지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의 온대 및 아열대 지역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완도를 비롯해 장흥·여수·무안·남해·제주 등 남부지방에서 재배된다.

비파나무는 특이하게도 한겨울인 11월 중순부터 다음 해 2월에 하얀색 꽃이 피고 다음 해 5∼6월에 살구의 색을 닮은 황금색 열매가 열린다. 열매는 탐스러운 달걀 모양으로 성글게 모여 달라지며 작은 것은 3cm쯤 되지만, 큰 것은 7cm가 넘기도 한다.
비파는 당류와 주석산, 사과산, 비타민 A·B·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맛 또한 뛰어나다.

비파를 한 입 베어 물면 조금 까칠한 껍질 아래로 말랑하고 보드라운 속살의 감촉이 전해진다. 달콤하면서도 상큼한 신맛이 나 여름 더위로 지친 입맛을 되살려 준다. 그래서 여름에 더위 먹어 갈증이 심하고 땀이 그치지 않고 식욕이 없을 때 비파 즙이 효과가 좋다.

비파 열매는 약으로도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진통 효과가 뛰어나고 피를 맑게 하며 가래를 삭이는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이 밖에 당뇨병 예방·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체중감량 중일 때 요요 현상을 막아주기도 한다.

비파나무 모든 부위 약효 뛰어나
비파는 열매는 물론이고 종자·잎·줄기·뿌리·꽃 등 모든 부위의 약효가 뛰어나다. 이 때문에 남부지방에서는 ‘비파나무가 자라고 있는 가정에는 아픈 사람이 없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

중국 의서인 <중약대사전>에는 ‘열매를 비파(枇杷), 뿌리를 비파근(枇杷根), 나무의 탄력 있는 줄기의 껍질을 비파목백피(枇杷木白皮), 잎을 비파엽(枇杷葉), 꽃을 비파화(枇杷花), 종자를 비파핵(枇杷核), 잎에 맺힌 이슬을 비파엽로(枇杷葉露)라고 하여 모두 약용한다’고 상세히 기록돼 있다.

열매 속에 다갈색의 둥글고 큰 씨앗이 3~4개 들어 있는데 비파핵은 가래를 삭이는 효험이 있다. 9월 중순에 비파 잎을 따서 잎 뒷면의 털을 솔 등으로 제거한 후 햇볕에 말린 것을 비파엽(枇杷葉)이라고 한다. 갈증을 멎게 하고, 폐의 열로 인한 기침을 치료하고, 얼굴과 몸의 모든 창을 제거하고, 열과 더위를 풀어 주며 각기병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비파 잎을 적당히 썰어서 햇볕에 말린 뒤 프라이팬에 볶아 차를 만들어 마시면 악성간염뿐 아니라 토하는 간장병에 아주 좋다. 또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피부를 윤택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으며 땀띠·습진 등에는 비파 잎 달인 액을 식혀서 환부를 씻거나 목욕제로 이용한다.

항암 효과 주목
비파 종자와 잎에 탁월한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미그달린(Amygdalin: 비타민 B-17)이 다량 들어 있다. 아미그달린은 위장에 들어가 분해되면 시안화수소(Hydrogen Cyanic) 등으로 바뀌는데 이 과정에서 강력한 항암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되며 주목받고 있다.

시안화수소는 흔히 청산가리라 부르는 유독성 물질로, 신기하게도 소량으로 우리 몸 안에 있을 때는 진통과 진해 거담 등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

비파엽을 달여 먹어도 좋지만 ‘비파 잎 요법’이라고 해 일본에서 민간요법으로 쓰였다는 비파 잎 압찰법이 유명하다. 일본 삿포로 철도병원의 후쿠시마(福島) 박사에 의해 발굴된 비파엽 요법은 비파 잎을 불에 구워서 환부에 잎을 대고 문지르는 민간요법이다.

약초 연구가인 조규형 씨가 쓴 <묘약기방>에는 ‘날비파잎을 구워서 환부의 피부 위에 눌러 문지르기만 하면 암의 통증이 가시고 암 자체도 호전되었다’고 기록돼 있다.

마이빌평택 이인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