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 茶이야기

진한 향기 & 달콤한 맛 ‘서호용정차’

진한 향기 & 달콤한 맛 ‘서호용정차’

by 마이빌평택 2018.07.17

[茶 이야기]
서호용정차는 중국 명차(名茶)의 반열에 빠지지 않고 항상 선두자리를 지키는 세계인이 즐겨 마시는 차다. 차나무의 생장에 제일 좋은 조건을 가진 차 산지의 하나인 중국 절강성 항주의 서호(西湖) 주변 일대에서 생산된다.

중국 녹차의 대명사인 용정(龍井)은 용이 살고 있다는 용정사의 한 스님이 절 주변에 차나무를 가꾸어 만든 차를 용정사의 우물물로 우렸더니 그 맛이 일품이었다고 한다. 12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이 차는 선명한 초록색 잎과 진한 향기, 달콤한 맛, 아름다운 모양으로 유명하다.

건륭제도 반한 중국의 명차
명차의 맥을 꾸준히 이어 온 용정차는 민간에서뿐만 아니라 국가의 귀빈을 대접할 때에도 많이 이용된다. 청나라 건륭제는 서호용정차를 마시기 위해 항주를 수차례 방문하여 여러 편의 시를 남기기도 했다. 건륭제가 지정한 18그루의 어차수(御茶樹)가 아직도 보존되어 있어 관광명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일 년에 한 번 이 나무의 잎으로 만든 차의 경매가는 수억원에 달한다.

좋은 서호용정차를 고르기 위해서는 찻잎의 외형적 특징을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좋은 서호용정은 납작하고 반듯하며 끝이 뾰족하고 윤기와 광택이 있다. 특급의 품질을 가진 경우 싹의 길이가 잎의 길이보다 길다.

용정차 중 백미인 것은 용정촌, 사자봉, 옹가산 일대에서 생산되는 사봉용정(獅峰龍井)으로 향기가 첨예하고 맛은 신선하며 약간 노란빛을 띤다. 신선한 난꽃 향기를 지녔으며 형태는 작설모양으로 순하고 부드러운 맛과 잎의 아름다움 때문에 녹색 황후로 불린다.

덖음 과정이 차 맛을 좌우
서호용정차의 맛은 차를 만드는 덖음 과정에서 두드러진다. 서호용정차는 솥에서 시작하여 솥에서 마무리하는 덖음차이다. 솥의 온도 조절과 단계별 덖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저급의 차일수록 기술의 부족과 원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불의 온도를 높이거나 오래 덖어 구수한 맛을 강조하므로 신선하고 진한 깊은 맛이 없이 탄 맛이 나거나 구수하기만 한 차는 좋은 차가 아니다. 특급의 고급차는 싹의 길이가 잎의 길이보다 긴 반면 품질이 낮아질수록 잎의 크기가 크고 색은 점점 검은빛을 띠게 된다.

따라서 중국 현지나 국내에서 소비자가 차의 외형만으로 좋은 서호용정차를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찻잎의 크기와 색깔, 그리고 찻잎이 많이 부서졌는지 아니면 온전하고 잎의 크기가 균일한지를 살피는 것이다.

서호용정의 가치로 인해 서호용정차 산지 이외의 절강성 여러 지역에서 서호용정차의 가공방법을 이용해 절강용정차를 만든다. 절강용정차 중에도 서호용정차에 버금가는 좋은 차가 많이 있지만 비슷한 품질에 가격의 차가 크므로 잘 확인하고 사는 것이 좋다.

차는 마시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
귀한 차인 만큼 이 차를 마실 때는 좀 더 정중할 필요가 있다. 우선 사용할 다구(예; 유리잔)를 예열한 뒤 찻잎을 넣고 좌우로 살살 흔든 뒤 코를 대어 향을 맡는다.

이 과정은 차를 마시는 것만큼 즐기는 과정이다. 물의 온도는 85도 정도인데 온도계로 재는 건 아니고 대략 공도배에 물을 옮겨서 살짝 식힌 정도의 온도를 사용한다. 물을 1/3 정도 부은 후 차가 물을 머금을 수 있도록 흔들어 준다. 이때 다시 한 번 향을 마시는 데 잔 안에 찻잎의 향을 맡으면 더 도드라진 용정차의 향을 맡을 수 있다.

그다음 물을 가득 부어주고 조금 있다가 살짝 가라앉으면 마시면 된다. 다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리면 차가 너무 진해지니 차 탕이 연둣빛 정도로 변할 때 살살 마시면 된다. 물론 이때도 찻잎은 위에 둥둥 떠 있다. 입으로 떠 있는 찻잎을 불어서 찻잎이 뒤로 밀리면 그 틈을 이용해서 마시면 된다. 찻물이 1/3 정도 남았을 때 새 물을 추가하면 되는데 보통 3번 정도까지는 추가해서 마신다.

마이빌평택 정정화 기자 laputa007@naver.com